어느 날 레타는 레이르에게 종이 한 뭉치를 내밀었다.

그것은 줄지어 가지런히 쓰인 원고의 형태를 하고 있어서, 레이르는 잠시 시간을 들여 그것을 정성껏 읽었다.

"대단하네요. 아르카나 협회에 대한 소개글을 쓰신 걸까요? 저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큼직한 활동들이 잘 쓰여 있네요."

"마, 맞아."

협회원들이나 협회장인 레이르가 익숙해져서, 그들 앞에서도 입을 열 수 있게 된 레타가 대답했다. 에린에 와서 이토록 긴 글을 써서 남에게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 대화 대용으로 짧게 쓴 문장 말고.

"훌륭합니다. 구성이 좋고 요약이 잘 되어 있군요. 협회에 대한 설명이 충실하면서도,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내용은 교묘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저희들에 대한 궁금증을 주기도 하고요. 문장들의 가독성도 좋은 편이라 읽기도 편안했습니다."

그래서 레이르의 입에서 좋은 평가가 이어졌을 때, 레타는 조금 놀랐다. 이전에는 글을 써서 호평을 듣지는 못했었는데.

정말 제 글을 평가한 게 맞을까? 레타는 어리둥절하게 눈을 끔뻑였다.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샘플 정도로나 남을 것 같았는데. 좋다고?

"이 정도면 협회 홍보용 책자로 출간해도 되겠습니다. 약간 대외비로 할 만한 내용을 조금 삭제하고, 빠진 만큼 다른 내용으로 보강하는 절차는 필요하겠지만요."

"...어어...저,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