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웰린은 꿈을 꾸었다. 하얗고 텅 빈 공간에 자신과 레타가 서 있는 꿈이었다. 레타는 입고 있던 셔츠의 단추를 위에서부터 천천히 하나씩 끌러내리고 있었다. 마치 제례의 준비 과정을 지켜보듯이, 르웰린은 무던하게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가 단추를 다 풀어내고 옷자락을 젖혔을 때, 르웰린은 레타가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가슴팍에는 사람이라면 있을 수 없는 네모난 실금이 나 있었다. 레타는 거기에 손을 뻗어, 마치 옷깃으로 그러했듯이 그 네모난 공간을 열어 보여줄 것처럼 실금에 파고들었다.

멈추세요, 레타. 그만하세요.

평정을 가장한 목소리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어떤 틈새를 비집어내는 데 성공했는지 실금으로 분리된 가슴께가 다른 곳보다 솟아 있었다.

아니, 아니예요. 레타. 싫어요. 그만하시라니까요.

그 말이 그에게 가 닿고 있는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눈을 감고 시종일관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끼긱, 하는 기분 나쁜 마찰음을 내면서 뚜껑 같은 것이 조금 더 비어져 나왔다. 지독한 단내가 났다. 열게 해서는 안 된다. 오로지 그 생각만이 머리를 가득 메웠다. 싫어요, 제발! 그만해요! 이제는 애원조로 바뀐 목소리로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강제로 멈추게 하자.

르웰린이 마침내 그를 향해서 손 뻗었을 때, 덜걱, 하는 둔탁한 소리를 내며 뚜껑은 열리고 말았다.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분홍빛 액체가 왈칵 쏟아져나왔다. 액체는 르웰린의 손을, 얼굴을, 몸통과 발과 다리를, 점점이 적시며 스스로를 흩뿌렸다.

한때 분홍빛으로 가득했을 공간은 내용물을 전부 토해내곤 희고 네모난 모습으로 남았다. 마치 동력을 다한 기계인형처럼, 천천히 기울어진 레타의 몸이 바닥에 아무렇게나 쓰러진다.

단내가 후각을 마비시킨다. 사람의 체온처럼 미지근한 온도가 젖은 손끝에 불쾌하게 들러붙는다.

정말로 기분 나쁜 꿈이었다.